셈여림, p와 f만 알아도 절반은 끝납니다

음을 정확히 짚는 것과, 그 음을 ‘어떻게’ 소리 낼지 아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악보를 펼쳤을 때 음표 아래 작게 적힌 p, f. 음은 읽어도 이 기호 앞에서 한 번쯤 멈칫한 적이 있다면, 오늘 글이 그 답입니다. 셈여림 기호는 종류가 많아 보이지만 원리는 딱 두 갈래뿐입니다. 글자모양. 이 둘만 알면 5분이면 끝납니다.

p와 f, 대체 무슨 뜻일까요?

정체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셈여림 기호는 전부 이탈리아어 단어의 첫 글자예요. p는 piano, ‘여리게’. f는 forte, ‘세게’. 그게 전부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악기 ‘피아노’의 원래 이름은 피아노포르테였습니다. 여리게(piano)도 세게(forte)도 칠 수 있는 악기라는 뜻이죠. 그러니 악보 속 p는 악기 이름이 아니라, “여리게 연주하라”는 지시입니다.

예제 악보

mp는 p보다 셀까요, 약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mpp보다 큽니다. 여기서 규칙 두 개가 나옵니다. 첫째, 글자를 겹치면 더 극단으로 갑니다 — ff는 아주 세게, pp는 아주 여리게. 둘째, 사이에 m(메조)이 붙으면 ‘조금’이 됩니다. 이 둘을 합치면 하나의 사다리가 완성됩니다.

여리게 ←           → 세게
기호pppmpmffff
아주 여리게여리게조금 여리게조금 세게세게아주 세게
예제 악보

실제로 아이들을 가르쳐 보면, 가장 많이 막히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입니다. 앞에 낯선 글자 m이 붙으니 오히려 “더 세게 하라는 뜻인가?” 하고 반대로 이해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짚어 줍니다. m은 ‘절반’, ‘중간’이라는 뜻이라고요. p 앞에 붙은 mp‘반만 여리게’, 그러니 p보다는 오히려 커야 합니다. mf는 ‘반만 세게’이고요. “반만”이라는 한마디를 붙이자, 그제야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벌어진 화살표(<)는 뭘 하라는 걸까요?

한 지점의 세기가 아니라 ‘점점’ 변하라는 뜻입니다. 크레셴도(<)는 점점 크게, 데크레셴도(>)는 점점 작게. 모양으로 외우면 절대 헷갈리지 않습니다. 입이 벌어지는 쪽으로 소리가 커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제 악보

저는 이 기호를 말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아이들과 함께 소리를 냅니다. ‘크–레–셴–도’ 네 박으로 나누어, 한 박마다 박수와 목소리를 조금씩 키웁니다. 마지막 ‘도’에서 가장 크게. 데크레셴도는 반대로 ‘데–크레–셴–도’로 점점 잦아들며 마무리하고요. 소리를 직접 몸으로 내보게 하면, 어떤 설명보다 빨리 이해합니다.

한 음만 콕 집어 세게 치라는 기호도 있을까요?

있습니다. 자주 나오는 셋만 기억하면 충분합니다.

기호이름
sf / sfz스포르짠도그 음 하나만 갑자기 세게
fp포르테피아노세게 쳤다가 곧바로 여리게
> (음표 위)악센트그 음을 또렷하게 강조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음표 위에 짧게 붙은 >는 악센트, 음표들 사이에 길게 그려진 >는 데크레셴도입니다. 짧으면 강조, 길면 점점 작게. 길이로 구분하세요.

예제 악보

그래서, 실제 악보에서는 어떻게 읽을까요?

mf로 시작해, 크레셴도로 점점 커지다, ff에 도달하고, 마지막 음 위 악센트로 그 음을 또렷하게.

예제 악보

요령은 하나입니다. 기호를 만나면 ‘글자인가, 모양인가’부터 보세요. 글자(p·f·m)면 세기 사다리, 모양(< >)이면 점점 변하기. 이 판단이 0.5초 안에 되면, 셈여림은 저절로 읽힙니다.

음만 따라가던 연주가 ‘표현이 있는’ 연주로 바뀌는 건, 사실 이 작은 기호들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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