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에 6/8이 적혀 있는 걸 보고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을 또박또박 세다가 어느새 박자가 꼬여버린 적 있으시죠? 여섯까지 세는 게 영 급하고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8분의6박자는 여섯을 하나씩 세는 박자가 아니거든요. 셋씩 묶어 큰 박 2개로 세는 순간, 뱃노래나 자장가처럼 부드럽게 출렁이는 이 박자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오늘 5분이면 8분의6박자가 몸으로 세집니다.
이 글은 「리듬과 박자」 시리즈 3편입니다. 4분의3박자와 4분의4박자의 걸음이 어떻게 다른지 아직 낯설다면 4분의3박자와 4분의4박자 차이 편을 먼저 읽어주세요.
8분의6박자, 왜 이렇게 헷갈리나요?
여섯 개의 8분음표를 하나씩 세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8분의6박자는 애초에 그렇게 세는 박자가 아닙니다.
박자표 6/8의 아래 8은 "8분음표를 한 박으로 센다", 위 6은 "그 박이 한 마디에 여섯 개"라는 뜻입니다. 여기까지는 맞습니다. 그런데 실제 연주에서는 이 여섯 개를 셋씩 두 묶음으로 나눠 느낍니다.
- 첫 묶음: 하나-둘-셋
- 둘째 묶음: 넷-다섯-여섯
이렇게 셋씩 묶어 큰 박 2개로 세는 박자를 '겹박자'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8분의6박자는 세기로는 6박이지만, 느낌으로는 큰 2박입니다. 이 점만 알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아래 악보에서 음표 밑의 숫자가 8분음표를 하나씩 센 것입니다. 음표를 잇는 굵은 선(빔)이 셋씩 묶여 있는 모양을 함께 봐 주세요. 그 묶음 하나가 곧 큰 박 하나입니다.
그럼 정확히 어떻게 세나요?
"쿵 딱 딱 / 쿵 딱 딱" — 각 묶음의 첫 음(쿵)만 세게, 나머지 둘(딱 딱)은 여리게 흘리면 됩니다.
숫자로 세도 좋지만, 큰 박을 놓치지 않는 게 핵심입니다.
- 큰 박에 힘주기 — "하나-둘-셋 / 넷-다섯-여섯"에서 굵게 표시한 '하나'와 '넷'에만 힘을 줍니다.
- 더 쉬운 방법 — 여섯을 다 세기 벅차면 아예 "하나-둘-셋"을 "쿵-과-리", "넷-다섯-여섯"을 "쿵-과-리"처럼 큰 박 2개만 또렷이 세도 됩니다.
포인트는 하나입니다. 여섯 개를 평등하게 세지 말 것. 큰 박 두 개가 살아 있으면 8분의6박자 특유의 출렁이는 리듬이 저절로 나옵니다.
아이들에게 여섯 박을 세어 보라고 하면 대개 점점 급해지거나 서로 박이 어긋납니다. 그래서 셋씩 묶어 크게 두 번만 세라고 바꿔 봤습니다. 여섯 박 중 첫째 박과 넷째 박에만 악센트를 넣어 세게 한 것입니다. 그러자 리듬이 밀리거나 빨라지지 않고, 아이들이 중심을 잡고 갈 수 있었습니다.
4분의3박자랑 뭐가 다른가요?
둘 다 '셋'의 느낌이 있지만, 4분의3박자는 큰 박이 3개, 8분의6박자는 큰 박이 2개입니다. 이게 결정적 차이입니다.
- 4분의3박자(
3/4) — 큰 박 3개. "하나-둘-셋"에서 세 박이 다 대등한 걸음. 왈츠처럼 또박또박 세 걸음. - 8분의6박자(
6/8) — 큰 박 2개. 각 박이 다시 셋으로 잘게 나뉨. 뱃노래처럼 출렁이는 두 걸음.
쉽게 말해 4분의3박자는 "셋을 센다", 8분의6박자는 "둘을 세되 각 박이 셋으로 흔들린다"입니다. 같은 3박 느낌이라도 큰 박의 개수가 다르니, 곡의 걸음걸이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래 악보는 왼쪽이 3/4, 오른쪽이 6/8입니다. 음표 밑의 숫자를 세어 보시면 왼쪽은 셋, 오른쪽은 둘입니다. 큰 박의 개수가 곧 이 둘의 차이입니다.
손뼉과 발로 익히는 법
발로는 큰 박(2개), 손뼉으로는 잔박(6개) — 몸의 두 부분을 나눠 쓰면 큰 박과 잔박이 한 번에 정리됩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 발 구르기 — "쿵"에서만 발을 구릅니다. 한 마디에 딱 두 번.
- 손뼉 — 여섯 개의 8분음표마다 살짝 손뼉. 발이 구르는 순간의 손뼉만 조금 세게.
- 익숙해지면 발만으로 큰 박 2개를 유지한 채, 입으로 "쿵 딱 딱 / 쿵 딱 딱"을 얹습니다.
발이 큰 박을 붙잡아 주기 때문에, 손과 입이 잔박을 세도 박자가 무너지지 않습니다.
발 구르기와 손뼉을 동시에 하는 게 잘 안 되는 아이들은 처음에 헷갈려 했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잘하는 친구들을 따라 하면서 금방 리듬을 탔습니다. 발로 강박을 표시하게 하니, 손과 입이 잔박을 세도 훨씬 자연스럽게 카운트가 됐습니다.
어떤 곡이 8분의6박자인가요?
출렁이고 흔들리는 느낌의 곡에 8분의6박자가 많습니다. 뱃노래, 자장가, 그리고 잔잔하게 흐르는 일부 찬송가가 대표적입니다.
큰 박 2개가 좌우로 흔들리는 성격 덕분에, 8분의6박자는 파도나 요람처럼 '움직임'이 있는 곡에 잘 어울립니다.
가장 익숙한 예는 동요 「섬집 아기」입니다. 바장조 8분의6박자로 된 곡인데, 느리게 흔들리는 큰 박 2개가 그대로 자장가의 성격이 됩니다. 이 곡을 여섯 박으로 또박또박 세어 보면 왜 어색한지 금방 느껴지실 겁니다. 찬송가 중에도 이렇게 흐르는 느낌의 곡이 있어, 반주할 때 큰 박 2개를 살려 주면 곡이 훨씬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반주할 때 박을 너무 잘게 쪼개서 치면 노래의 진행이 자꾸 뒤처집니다. 한 악구가 늘어지면서 곡이 말하려던 주제나 표현이 흐려져 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큰 박 2개를 또렷이 세면서 노래를 앞으로 밀어 주는 쪽을 택합니다. 카운트가 곡의 진행을 끌고 가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8분의6박자와 8분의3박자는 뭐가 다른가요?
A. 8분음표를 한 박으로 세는 건 같지만, 8분의3박자는 한 마디에 3개(작은 3박), 8분의6박자는 6개(셋씩 묶어 큰 2박)입니다. 6/8은 겹박자, 3/8은 홑박자라는 점이 핵심 차이입니다.
Q. 8분의9박자, 8분의12박자도 셋씩 묶어 세나요?
A. 그렇습니다. 6/8·9/8·12/8은 전부 셋씩 묶어 세는 겹박자 한 가족입니다. 다른 것은 묶음, 곧 큰 박의 개수뿐입니다. 6/8은 큰 박 2개, 9/8은 3개, 12/8은 4개입니다. 그래서 6/8을 큰 박 2개로 세는 법만 몸에 익혀 두면 나머지는 묶음 수만 늘리면 됩니다. 참고로 찬송가 288장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의 원곡이 9/8, 「아름다운 나라」가 굿거리장단의 12/8입니다. 셋으로 흔들리는 느낌이 비슷해서 6/8로 착각하기 쉬운 곡들이니, 마디 안의 8분음표를 한 번 세어 보시면 구별됩니다.
Q. 왜 굳이 셋씩 묶나요? 그냥 여섯 박 아닌가요? A. 악보의 이음선(빔)을 보면 8분음표들이 대개 3개씩 묶여 있습니다. 작곡가가 "이 셋을 한 덩어리로 느끼라"고 표시해 둔 것입니다. 그 묶음이 곧 큰 박이라, 셋씩 세는 것이 원래 의도대로 연주하는 방법입니다.
Q. 빠른 8분의6박자는 어떻게 세나요?
A. 빠를수록 오히려 여섯을 다 세면 안 됩니다. 큰 박 2개(쿵, 쿵)만 세고 잔박은 흘려보내세요. 빠른 6/8일수록 '큰 2박' 감각이 더 중요해집니다.
오늘의 정리
오늘 기억할 것은 하나입니다. 8분의6박자는 여섯을 세는 박자가 아니라, 셋씩 묶은 큰 박 2개로 세는 박자.
- 세는 법 — "쿵 딱 딱 / 쿵 딱 딱", 큰 박(쿵) 2개에만 힘주기.
- 몸으로 — 발은 큰 박 2번, 손뼉은 잔박 6번.
오늘 8분의6박자 곡을 하나 찾아, 여섯을 세지 말고 "쿵 딱 딱"을 두 번만 세어보세요. 급하게 꼬이던 리듬이 파도처럼 출렁이며 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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