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는 제대로 세고 있는데 리듬이 자꾸 어긋나게 들린 적 있으시죠? 세는 건 맞는데 음이 엉뚱한 데서 튀어나오는 것 같습니다.
악보가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일 수 있습니다. 센박에 와야 할 무게를 비켜 놓는 장치를 당김음, 싱코페이션이라고 합니다.
이 글은 「리듬과 박자」 시리즈 6편입니다. 한 마디 안에서 어느 박이 센지 아직 헷갈린다면 4분의3박자와 4분의4박자 차이 편을, 박자표 자체가 낯설다면 박자표 읽는 법 편을 먼저 읽어주세요.
당김음이 정확히 뭔가요?
센박에 놓여야 할 무게를 일부러 여린박이나 박 사이로 옮긴 리듬입니다.
4분의4박자(4/4)는 원래 강-약-중강-약으로 걷습니다. 첫 박이 가장 세고 셋째 박이 그다음이지요. 이 순서가 지켜지면 곡이 안정적으로 들립니다. 당김음은 이 순서를 의도적으로 흐트러뜨립니다.
앞 마디는 음이 박마다 정확히 떨어집니다. 뒤 마디는 8분음표 하나로 시작한 탓에, 그다음 음들이 전부 박과 박 사이에 걸칩니다. 음표 아래의 지그재그는 박을 세는 표시입니다. 반 박마다 사선 하나씩을 이어 그린 것이라, 1박이면 사선 둘로 ∨ 모양이 되고 반 박이면 하나로 끝납니다. 앞 마디는 ∨가 넷, 박에 딱 맞습니다. 뒤 마디는 반 박으로 시작하는 바람에 사선이 한 칸씩 밀려, 뒤따르는 1박들이 뒤집힌 ∧ 모양이 됩니다. 이 뒤집힘이 곧 박에서 어긋났다는 표시입니다. 음의 개수도 마디 길이도 같은데, 나머지 음이 놓이는 자리가 반 박씩 앞으로 당겨진 것입니다.
이 어긋남이 당김음의 목적입니다. 예상하던 자리에 소리가 오지 않으니 귀가 긴장하고, 그 긴장이 곡을 앞으로 밀고 나갑니다. 흥겨움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장치가 곡에 따라 불안하게도, 나른하게도 들립니다.
만드는 방법은 여럿입니다. 여린박의 음을 센박의 음보다 길게 두는 것만으로도 무게가 옮겨집니다. 노리는 것은 모두 같습니다. 듣는 사람이 예상한 자리와 실제 소리가 나는 자리를 어긋나게 하는 것. 대표적인 세 가지를 차례로 보겠습니다.
물론 가장 알아채기 쉬운 쪽은 흥입니다. 저는 흑인 영가 「성자의 행진」에서 그것을 또렷하게 느낍니다. 재즈에 가까운 리듬을 타는 곡인데, 박에서 살짝 비켜 나온 음들이 곡을 훨씬 흥겹게 만듭니다.
붙임줄로 어떻게 만드나요?
센박을 붙임줄로 묶어 버리면, 그 박에서 새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붙임줄은 같은 높이의 두 음을 이어 한 음처럼 소리 내라는 줄입니다. 앞 음을 다음 박까지 이어 붙여 놓으면, 센박은 시간상 지나가지만 그 자리에서 음이 새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악보를 보시면 셋째 박 자리에 음표가 있긴 합니다. 그런데 앞 음과 붙임줄로 묶여 있어서, 실제로 새로 소리를 내는 건 그 반 박 앞입니다. 소리가 중강박보다 먼저 나오는 셈이지요. 무게가 앞으로 당겨지는 이 느낌 때문에 흔히 '당긴다'고 표현합니다.
쉼표로도 만들 수 있나요?
됩니다. 센박이 시작되는 순간을 비워 버리는 방법입니다.
붙임줄이 "센박을 묶어 둔다"면, 쉼표는 "센박이 오는 순간을 비운다"입니다. 결과는 비슷합니다. 가장 센 자리에서 소리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첫 박은 한 마디에서 가장 센 자리입니다. 그 첫 박의 앞쪽 반 박을 8분쉼표로 비우면 첫 소리가 반 박 늦게 들어옵니다. 듣는 사람은 시작이 밀렸다고 느끼고, 그 어긋남이 그대로 리듬의 성격이 됩니다.
여기서 조심할 게 하나 있습니다. 쉼표는 쉬라는 뜻이지 없는 셈 치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 반 박을 속으로 정확히 세지 않으면 들어가는 자리가 흔들립니다.
악센트만 옮겨도 되나요?
됩니다. 음표 길이는 그대로 두고 힘 주는 자리만 바꾸는 방법입니다.
앞의 두 방법은 음표를 손댔습니다. 이건 손대지 않습니다. 박마다 음이 정확히 떨어지는 채로, 악센트만 여린박에 붙입니다.
원래 힘이 실려야 할 1박과 3박은 그냥 지나가고, 힘이 없어야 할 2박과 4박에 악센트가 붙었습니다. 악보만 보면 평범한 4분음표 네 개인데, 연주하면 무게중심이 뒤집혀 들립니다. 악센트 기호가 낯설다면 셈여림 기호 총정리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당김음은 어떻게 세고 들어가나요?
박은 그대로 세고, 음이 박 사이에 들어온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당김음이 어려운 이유는 대개 하나입니다. 음을 따라가려다 박을 놓쳐 버리는 것입니다. 음이 어긋났다고 박까지 같이 옮겨 버리면 그때부터 걷잡을 수 없습니다.
- 박을 고정한다 — 발이나 메트로놈으로 하나, 둘, 셋, 넷을 흔들리지 않게 잡습니다.
- 반 박까지 센다 — "하나, 앤, 둘, 앤"으로 사이사이를 채웁니다. 당김음은 대개 이 '앤' 자리에 들어옵니다.
- 음이 어디 붙는지 표시한다 — 박에 붙는지 '앤'에 붙는지 악보에 연필로 짚어 둡니다.
- 박은 그대로 두고 음만 얹는다 — 발은 계속 정박, 손이나 입만 엇박으로.
아이들과 할 때는 제가 박수로 박을 크게 짚어 주면서 노래를 먼저 부르고, 아이들이 그것을 여러 번 따라 하게 했습니다. 박을 세게 강조해 주니 당김음이 들어오는 자리까지 함께 몸에 익었습니다. 걱정한 것과 달리 아이들은 별 어려움 없이 따라왔는데, 당김음 자체가 재미있게 느껴진 모양이었습니다.
발이 정박을 붙잡고 있으면 손이 어긋난 자리에 있어도 곡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어긋나는 것은 음이지 박이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당김음과 못갖춘마디는 같은 건가요? A. 다릅니다. 못갖춘마디는 곡의 맨 앞 마디가 박자표보다 짧은 것이고, 그 이후로는 강-약-중강-약 순서가 그대로 지켜집니다. 당김음은 곡 어디서든 나오고, 마디 안에서 그 강약 순서를 뒤집습니다. 둘 다 '여린박에서 시작한다'는 인상을 주다 보니 섞이기 쉽습니다.
Q. 붙임줄이 있으면 전부 당김음인가요? A. 아닙니다. 붙임줄은 음을 길게 늘이는 기호일 뿐입니다. 그 붙임줄이 더 센 자리를 넘어가서 그 자리의 새 소리를 없앨 때만 당김음이 됩니다. 넘어가는 자리는 센박일 수도 있고, 박 머리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자리 안에서 길이만 늘이는 붙임줄은 당김음과 무관합니다.
Q. 마디를 넘어가는 당김음도 있나요? A. 있습니다. 앞 마디의 마지막 음을 다음 마디 첫 박까지 붙임줄로 묶으면, 새 마디의 가장 센 자리에서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마디 안에서 만드는 것보다 어긋남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오늘의 정리
당김음은 리듬이 틀린 게 아니라 일부러 어긋나게 만든 장치입니다.
- 정체 — 센박에 올 무게를 여린박이나 박 사이로 옮긴 리듬.
- 만드는 법 — 붙임줄로 묶거나, 쉼표로 비우거나, 악센트만 옮기거나.
- 세는 법 — 박은 고정하고 "하나, 앤, 둘, 앤"으로 반 박까지. 음만 엇박으로.
악보에서 붙임줄이 더 센 자리를 넘어가는 대목을 찾아보세요. 그 자리에서 손이 먼저 움직인다면, 그게 당김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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